인간의 자연에 대한 추출적 욕망을 드러내는 아이러니한 데이터셋
인간에 의해 강에서 옮겨져 만들어진 모래산에는
물의 흐름에 따라 풍화된,
수없이 많은 둥근 돌들이 박혀 있다.
그리고 옮겨지는 과정에서 이 둥근 돌들은 깨어져
특이한 외곽을 가지고 있다.
그 외곽은 자연에 대해 끊임없는 인간의 추출적 욕망과
여정을 저장하고 있는 미디어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이 돌들은 시시포스 신화에서 끝없는 노역을 반복하는 인간에 의해
수없이 굴러 떨어졌을 그 돌을 생각하게 하는 돌이다.
즉 시시포스의 신화에서 우리가 이때껏 생각해보지 않은
‘돌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돌들을 모아 인공지능에 학습을 시키기 위한 데이터셋으로
구성하고 ‘시시포스 데이터셋’으로 명명하였다.
자연에 대한 추출적 기술에 쓸모가 있을 리 없는
이 ‘시시포스 데이터셋’을 구성하는 행위는,
마치 배제된 것들을 들여다 보는 연대의 시선처럼 보이기도 하고,
쓸모 없음에서도 기어이 ‘새로운’ (Fresh) 쓸모를 만들어
추출의 네트워크 속으로 밀어 넣는 행위로 보이기도 한다.
이 돌들은 인공지능을 위한 데이터 학습의
전처리 과정인 ‘데이터 증강’을 거치며,
25장에서 1만장의 데이터로 증폭되고,
기계 학습의 빠른 속도 속으로 포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