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포스의 변수
자연어생성AI(GPT-3), 모션 트래킹, 가상인간, 게임엔진, 16분, 4K, 2021
'그 돌은 늘 꼭대기에 있어야 한다'
....시시포스(시지프스)의 신화를 다시 들여다 봤을 때 우리는 좀 놀랐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은연 중 짐작하고 있던 신탁 - '너는 끊임없이 돌을 굴려 올려야 한다' 는 명령이 아니었죠.
그것은 인간의 시간, 조건, 맥락, 지시같은 것과는 상관 없는 그저 하나의 상태 - '그 돌은 늘 꼭대기에 있어야 한다' 만
지시하고 있었죠. 그러니까 이것은 어쩌면 '신탁과 코드성'을 겹쳐 다룰 수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0 작업 노트)
<시시포스의 변수>는 앞서의 작업 <유토피아적 추출>과 연결된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 시시포스 신화는 인공지능과의 문답을 통해 재구성되어 기묘한 우화의 형태로 드러난다. 이를 위해 인간/비인간 객체를 동등하게 다루어 버리는 (현재) 인공지능의 무맥락적 성격을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그것을 인간 중심적인 서사를 뒤트는 성질로 끌어낸다. 즉 시시포스 신화의 상황은 변수적 질문이 되어 AI에 인풋되고, 자연어 생성 AI는 인간과 비인간이 뒤엉킨 문장들을 만들어 낸다. 그 문장들은 기묘한 우화와 같은 형태를 띄며, 동물/비인간의 입장에서 인간을 풍자하는 우화의 전통을 연결한다.
The Sisyphean Variables
GPT-3, Game engine, Virtual Human, Motion Tracking, 16min, 4K, 2021
The work starts from the experience of visiting a huge sand mountain made by humans and bringing back the stones that have been broken into strange shapes from there. Based on these stones, which are constantly rolling down in the Sisyphus myth, the artists reconstruct the extremely human-centered myth of 'Sisyphus' into a bizarre allegory. To this end, the myth is variably decomposed and reconstructed through conversations with natural language generation AI (GPT-3), which is then reproduced in the game engine. This work borrows the tradition of fable that satirize humans from a non-human perspective, showing the foolishness of humans who trap themselves in a trap. On the other hand, the artists hope that this foolishness will be something that makes us think of a new human (a new Sisyphus) as paradoxically being born.
* 이 작업은 인공지능의 아포페니아적 예측성을 통해 고착된 서사를 깨어 보는 시도를 이어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를 통해 한 시대의 의식에 잠재된 통속적인 신화나 서사를 AI의 잠재성을 통해 다르게 드러낸다.
* 이 프로젝트는 <유토피아적 추출, 2020>의 후속 작업이다. <유토피아적 추출>에서 작가들은 거대한 모래산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깨어진 돌들을 가져온다. 작가들은 이 돌들을 시시포스 신화에서 끝없이 굴러 떨어지던 그 ‘돌’로 보고 이 돌들을 모아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시시포스 데이터셋’으로 구성하고 학습 시켰다. 이 작업을 통해 인간의 의지와 존재에 대한 메타 서사가 된 시시포스의 신화를, 돌의 입장 (혹은 비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인식적 전환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